부제: ‘카히스토리’에도 안 잡히는 유령 수리의 비밀과 피해자들의 목소리
1. 프롤로그: “오늘도 무사히”가 운에 달린 현실
주말 데이트를 위해 집 앞 주차장에서 카셰어링 차량을 빌린 직장인 M씨. 예약 시 앱에서 확인한 정보는 ‘주행거리 3만 km, 흡연 금지’라는 짧은 안내뿐이었습니다. 외관상 깨끗한 모습에 안심하고 가속 페달을 밟았습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 진입해 시속 100km를 넘어서자 차체가 비정상적으로 떨리기 시작했고, 핸들은 자꾸 오른쪽으로 쏠렸습니다.
불안함에 다음 날 사설 정비소를 찾은 M씨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차요? 하체 프레임을 용접한 흔적이 있네요. 이 정도면 전손 처리급 큰 사고가 났던 차인데, 제대로 수리도 안 되어 있어서 고속 주행하면 바퀴 빠질 수도 있어요.” M씨가 업체 앱을 아무리 뒤져봐도 사고 이력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없었습니다. M씨는 ‘달리는 시한폭탄’을 타고 가족과 함께 고속도로를 달렸던 셈입니다.
2. 왜 기록이 남지 않나? : ‘유령 수리’의 메커니즘
우리가 중고차를 살 때 믿는 ‘카히스토리(보험사고 이력 정보)’ 서비스. 하지만 카셰어링 차량에는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업체들의 교묘한 운영 방식이 숨어 있습니다.
대형 카셰어링 업체들은 일반 자동차 보험사의 자차 보험에 가입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차량 손해 면책 제도’를 운영합니다. 이용자가 낸 보험료(면책 상품 비용)를 적립해두었다가 사고 시 수리비를 충당하는 방식입니다. 보험사를 거치지 않으니 보험개발원 전산에 기록이 남을 리 없습니다. 10번의 사고가 나도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사고가 나면 공식 서비스 센터가 아닌, 제휴된 저가형 사설 정비소로 차량을 보냅니다. 이곳에서는 ‘안전’보다는 ‘비용’과 ‘속도’가 우선입니다. 뼈대를 교체해야 할 사고에도 대충 망치로 펴고 용접하는 식의 정비가 이뤄집니다. 정비 이력은 업체 내부 DB에만 존재할 뿐, 국토교통부 전산망에 등록되지 않는 ‘깜깜이 정비’가 횡행합니다.
3. 피해자들의 증언: “죽음의 공포를 느꼈습니다”

실제 커뮤니티와 소비자 보호원에 접수된 피해 사례들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공유’라는 이름 아래 방치된 차량들이 이용자의 생명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생생한 증언을 모았습니다.
| 피해 유형 | 실제 이용자 증언 | 전문가 분석 |
|---|---|---|
| 조향 장치 결함 | “고속도로에서 핸들이 갑자기 잠겼어요. 힘껏 돌려도 꿈쩍도 안 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을 뻔했습니다. 알고 보니 조향 계통 누적 사고 흔적이 가득하더군요.” | 과거 전면 추돌 사고 시 조향 축 수리 미흡 |
| 브레이크 먹통 |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쑥’ 들어갔어요. 펌프질을 몇 번이나 해서 겨우 멈췄습니다. 주차장에 세워진 렌터카라 관리 안 된 중고 부품을 쓴 게 화근이었죠.” | 재생 부품 사용 및 브레이크 액 누유 방치 |
| 에어백 미작동 | “가벼운 접촉 사고였는데 핸들 안쪽에서 ‘에어백 경고등’ 배선을 테이프로 가려놓은 걸 발견했습니다. 큰 사고 났을 때 에어백이 안 터지게 해놓은 거죠. 살인 미수 아닙니까?” | 에어백 전개 후 센서 교체 없이 기판 조작 |
4. 기업의 침묵: “사고 이력은 영업 비밀입니다”
취재진이 주요 카셰어링 업체에 “왜 사고 이력을 공개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들은 하나같이 “데이터 관리에 한계가 있고, 내부적인 정비 매뉴얼에 따라 관리 중이다”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습니다. 심지어 사고 이력이 노출될 경우 중고차로 매각할 때 값이 떨어진다는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영업 비밀’이라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내 돈 내고 타는 차가 안전한지 알 권리가 있다”고 반박합니다. 식당 음식에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공개하는 것이 상식이듯, 도로 위 안전을 책임지는 차량의 건강 상태를 공개하는 것은 기업의 윤리적 의무입니다.
5. [생존 전략] ‘지뢰 차량’ 피해가는 3단계 검증법
시스템이 바뀌기 전까지는 스스로를 보호해야 합니다. 카셰어링 고수들이 차에 타기 전 반드시 수행하는 3가지 의식입니다.
단순히 전후좌우 4장만 찍고 타지 마세요. 타이어 마모도, 휠의 흠집, 범퍼 하단의 긁힘, 도장면의 미세한 색상 차이를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남겨야 합니다. 특히 문을 열었을 때 기둥 부위(B필러)의 고무 몰딩을 살짝 제껴보고 안쪽 철판이 찌그러져 있다면 100% 사고 차입니다. 이상 발견 시 즉시 ‘예약 취소’를 하고 업체에 다른 차 배정을 요구하세요.
출발 전 주차장 안에서 5분만 할애하세요. 핸들을 끝까지 좌우로 돌려보고 잡소리가 나는지, 에어컨에서 곰팡이 냄새가 아닌 ‘기름 타는 냄새’가 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떴다가 사라지지는 않는지도 관찰 대상입니다. 조금이라도 찜찜하다면 “차량 이상으로 인한 안심 환불” 권리를 주장해야 합니다.
최근 카셰어링 앱들은 이전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별점으로 보여줍니다. 단순히 별점만 보지 말고 ‘최근 5명’의 텍스트 리뷰를 정독하세요. “차가 좀 쏠리네요”, “하체 소음이 심해요”라는 글이 한 개라도 있다면 그 차는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6. 에필로그: 공유 경제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
카셰어링은 혁신적인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그 혁신이 이용자의 생명을 담보로 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국회에는 카셰어링 차량의 사고 이력을 의무적으로 고지하게 하는 법안이 상정되어 있지만, 업계의 반대로 처리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내가 빌린 차가 사고 50번 난 차였다니”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사라지는 날. 정보의 비대칭이 해소되고 투명한 안전 관리가 이뤄지는 날. 그때야말로 우리는 진정한 공유 경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운전대를 잡고 있을 당신, 부디 그 운전대가 단단히 고정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부록] 카셰어링 지뢰차 판별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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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불일치: 앞뒤 범퍼의 색깔이 미세하게 다르거나, 단차가 육안으로 보이나요? (사고 수리 의심) - ✔
타이어 편마모: 타이어 안쪽이나 바깥쪽만 유독 닳아 있나요? (휠 얼라인먼트 붕괴, 큰 사고 징조) - ✔
브레이크 패드: 휠 안쪽 패드가 거의 안 남아 있거나, 밟을 때 쇳소리가 나나요? (정비 불량) - ✔
계약 전 확인: 앱 내 ‘이전 이용자 의견’에 조향이나 제동 관련 불만이 2회 이상 반복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