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맡겼는데 소나타가 왔다?”보험 대차 서비스, 사고차보다 더한 스트레스인 이유

기획특집 | 자동차 보험의 사각지대
보험 대차 서비스01

부제: ‘배기량’ 기준의 함정과 렌터카 반납 시 ‘덤터기’ 피하는 법

 요약:
교통사고 피해자가 되어 내 차를 정비소에 맡길 때, 보험사로부터 대여받는 차량을 ‘보험 대차’라고 합니다. 그런데 1억 원이 넘는 수입차를 타던 운전자가 사고 대차로 국산 중형차를 배정받고 황당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바로 2016년 개정된 자동차보험 약관의 ‘동급 배기량 기준’ 때문입니다. 차값은 무시하고 오직 CC(배기량)로만 등급을 나누는 불합리한 구조, 담배 냄새 쩌는 노후 차량 배차, 그리고 가장 치명적인 ‘자차 보험 미가입 렌터카’의 위험성까지.

사고 처리에 지친 소비자를 두 번 울리는 보험 대차 서비스의 문제점을 해부하고, ‘교통비(미렌트비)’를 현금으로 받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 등 실전 대응 매뉴얼을 제시합니다.

1. 프롤로그: 피해자인데 왜 내가 ‘을’이 돼야 하나

신호 대기 중 뒤차가 들이받아 범퍼가 내려앉은 J씨. 가해 차량 보험사에서 렌터카를 보내준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도착한 차를 보고 말문이 막혔습니다. J씨의 차는 BMW 520d(약 7,000만 원)였지만, 렌터카 직원이 가져온 차는 10만 km를 탄 낡은 소나타(약 2,500만 원)였기 때문입니다.

“아니, 제 차랑 급이 너무 다른 거 아닙니까?”라고 항의하자 직원은 무미건조하게 답합니다. “고객님 차도 2,000cc고 이 차도 2,000cc라 동급입니다. 법이 그래요.” 억울함을 뒤로하고 차에 탔더니 시트에서는 퀴퀴한 담배 냄새가 진동합니다. 사고 난 것도 서러운데, 내 돈 내고(보험료) 이용하는 서비스에서 왜 이런 푸대접을 받아야 할까요?

2. 스트레스 유발자들: 대차 서비스의 3대 해악

운전자들이 렌터카를 받으면서 겪는 불만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이는 단순한 불친절이 아닌, 제도적 허점과 업계 관행이 얽힌 구조적 문제입니다.

Trap 1. ‘배기량(CC)’이 깡패다? 불합리한 약관

2016년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 이전에는 ‘동종(같은 모델)’ 차량이 원칙이었지만, 이후 ‘동급의 최저 요금 차량(배기량 및 연식 유사)’으로 바뀌었습니다. 고가 수입차 렌트비로 인한 보험료 인상을 막겠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다운사이징(배기량을 줄이고 터보를 단 고성능 차) 엔진이 대세인 요즘 트렌드와 맞지 않게 되었습니다. 1억 원이 넘는 포르쉐(2,000cc)를 타도 아반떼나 소나타를 받아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합법이 된 것입니다.

Trap 2. ‘자차 보험’ 없는 깡통 렌터카

가장 무서운 함정입니다. 보험사가 대여해 주는 차라고 해서 완벽한 보험이 들어있을 거라 착각하면 오산입니다. 많은 대차용 렌터카가 ‘자차 보험(자기차량손해담보)’이 빠져 있거나, 있어도 한도가 매우 낮습니다. 만약 대차 받은 차를 운전하다가 실수로 사고를 내면? 수리비와 휴차료 수백만 원을 렌터카 업체에 물어줘야 합니다. 남의 차 빌려 타다 집안 기둥뿌리가 뽑힐 수 있습니다.

Trap 3. 반납할 때 딴소리하기 (덤터기)

차를 받을 때는 어두운 곳에서 대충 키만 주더니, 반납할 때는 돋보기를 들고 검사하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원래 있던 미세한 스크래치나 휠 기스를 핑계로 수리비를 청구하는 수법입니다. “원래 있었는데요?”라고 해도 증거가 없으면 꼼짝없이 당하게 됩니다.

3. [대응 매뉴얼] 호갱 탈출을 위한 실전 기술

보험 대차 서비스02

보험사가 연결해 주는 업체라고 무조건 믿지 마세요. 내 권리는 내가 챙겨야 합니다. 다음의 3단계 전략을 기억하세요.

STRATEGY 1. “자차 가입 증명서 보여주세요”

차를 받기 전, 딜리버리 기사에게 반드시 ‘보험 가입 증명서’를 요구하세요. 자차 보험 가입 여부와 면책금(자기부담금) 한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자차 미가입 차량이라면 “불안해서 못 타겠다, 자차 들어간 차로 바꿔달라”고 당당히 요구하거나, 다른 렌터카 업체를 직접 알아보겠다고 하세요. (피해자는 보험사 지정 업체가 아닌 다른 곳을 이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STRATEGY 2. 수입차 전문 대차 업체를 직접 찾아라

보험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국산차 렌트를 유도하지만, 시중에는 경쟁력을 갖춘 사설 대차 업체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국산차 요금으로 수입차를 맞춰드립니다(업그레이드)”라고 홍보하며 영업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고 대차’ 전문 업체를 찾으면, 내 차와 동급이거나 더 좋은 수입차를 보험사 지급 기준 금액(국산차 요금)에 맞춰 빌릴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STRATEGY 3. 렌트 안 하고 ‘교통비’ 받기 (현금 수령)

집에 다른 차가 있거나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하다면, 굳이 찝찝한 렌터카를 탈 필요가 없습니다. 렌트를 하지 않는 대신 ‘교통비(미렌트비)’를 현금으로 달라고 하세요.

계산법: [통상 렌트 요금의 30~35% × 수리 기간]

예를 들어 그랜저 렌트비가 하루 20만 원이라면, 하루 약 6~7만 원의 현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리가 10일 걸린다면 60~70만 원의 꽁돈(?)이 생기는 셈입니다. 택시를 타고 다니는 게 훨씬 마음 편하고 이득일 수 있습니다.

4. 에필로그: 사진 한 장이 100만 원을 아낀다

어쩔 수 없이 렌터카를 이용해야 한다면, 차량 인수 시 스마트폰을 꺼내세요.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으로 차 한 바퀴를 천천히 돌며 촬영하는 것이 국룰입니다. 특히 휠, 범퍼 하단, 사이드미러 등 긁히기 쉬운 곳을 꼼꼼히 찍고, 렌터카 직원에게 “여기 기스 있네요”라고 현장에서 확인시키는 음성까지 녹음되면 완벽합니다.

보험 대차는 사고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입니다. 내 권리를 모르고 있으면 불편한 차를 타고, 반납할 때 돈까지 물어주는 ‘이중 피해’를 입게 됩니다. 아는 만큼 편안해집니다.

[부록] 렌터카 인수/반납 필수 체크리스트


  • 보험 확인: 자차 보험 가입 여부 및 면책금, 휴차료 규정 확인 (계약서 필독)

  • 외관 촬영: 인수 직후 차량 전체 동영상 촬영 (휠, 타이어, 유리창 포함)

  • 연료 체크: 인수 시 연료 게이지 사진 촬영 (반납 시 동일하게 채워야 함)

  • 교통비 비교: 단기간 수리거나 운전이 불필요한 경우, 렌트 대신 교통비 수령액 미리 계산해보기

최신 자동차 정보, 사고,보험등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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